[랜선 집구경] 골목을 밝게 비추는 '응암동 윗마당집'


응암동 골목 안 오각형 땅에 자리 잡은 윗마당집. 2층 임대 세대는 둘이 지내도 충분한 크기의 침실, 넓은 드레스룸까지 갖췄다. 

 



획일화된 아파트에서 벗어나면 느낄 수 있는 즐거운 불편함. 윗마당집은 이를 바랐던 한 가족이 서른 평에 조금 못 미치는 작은 대지에서 건축가와 함께 머리를 맞대 일궈낸 집이다. 응암동의 오각형 땅과 함께 찾아온 부부의 의지에 건축가는 기꺼이 조력했다.

 

아파트를 벗어나기 위한 삶의 조건은 의외로 간단하다. 층간 소음 걱정 없이 자녀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집, 마당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집, 나를 맞춰가는 틀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바탕이 될 수 있는 집이면 족하다. 

 

그렇게 집은 가족이 살 거주 공간과 임대를 줄 임대공간으로 나뉘어 쌓아 올려졌다. 그리고 작은 땅 위에서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이, 2층에는 임대 세대가 자리를 잡았다. 건축가는 1층 근린생활시설과 수용 스펙트럼이 넓은 2층 임대 세대를 선 계획하여 임대 면적과 조건이 조기에 확정되도록 함으로써 클라이언트가 건축비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조력했다.



 


2인용 소파와 4인용 식탁을 둘 수 있는 거실 겸 주방


블랙 타일과 금색 수전의 조화가 눈길을 끄는 욕실


채광과 환기에 탁월한 주방


채광과 환기에 탁월한 주방


시스템 에어컨, 넓은 창문이 있는 아늑한 침실


방 하나 크기 만한 침실 안 드레스룸


그리고 나서야 긴 호흡으로 거주 공간을 다듬어 갔다. 부부와 자녀의 침실, 함께할 거실과 주방 및 식당. 보편적이고 소박한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3층과 4층에 나뉘어 자리를 잡았다. 3, 4층을 사용하는 특수성으로 인해 공용 계단에서 현관으로 이어지는 3층에 각 침실이, 테라스 마당이 있는 4층에 거실과 주방, 식당이 배치되었다. 아파트의 보편성 탓에 클라이언트 가족들의 머릿속에는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공간구조가 익숙함을 넘어 하나의 공식처럼 각인되어있었다. 그러나 공용공간을 상층으로 올리면 식음 공간과 테라스 마당이 연계되고, 층간 소음 역시 자연스레 방지할 수 있음을 이해한 후 가족들 역시 이 낯선 공간구조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어려운 집짓기 과정에서도 공간을 통한 삶의 변화를 꿈꾸었던 한 가족에게, 윗마당이라는 미약한 변화로부터 삶의 큰 변화가 시작되길 기대한다.


콘텐츠 제휴 | 세상의 모든 건축이야기, 에이플래폼

설계 | Architects H2L http://architectsh2l.com/

사진| 윤동규, 김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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